네이버클라우드, '국방 AI 주권'으로 안보 강화 및 시장 선도 노린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최근 국방 분야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한 '소버린 AI(Sovereign AI)' 밸류체인 구축을 강조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단순한 기술 제공을 넘어 AI 모델과 데이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독자적인 AI 역량 확보를 '국방 생존 조건'으로 제시하며, 민관 협력을 통한 역량 결집을 제언했다. 이는 첨단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현대 안보 환경에서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특히 '킬 스위치'를 외부 솔루션 업체가 쥐고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을 경고하며, 데이터와 AI 모델, 플랫폼에 대한 통제권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2023년부터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네이버클라우드는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등 민감 분야에서의 경험을 국방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구상이다.
국방 AI, 왜 '소버린'이어야 하는가?
네이버클라우드가 주장하는 '소버린 AI'는 국방 분야에서 AI 기술 도입 시 핵심 데이터와 모델, 그리고 플랫폼에 대한 독자적인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해당 기술이 외부의 영향이나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현대전에서 드론과 AI가 결합된 네트워크형 전투 체계가 전쟁 수행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통제권 확보는 더욱 중요해진다.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사업 총괄 전무는 전장 환경 변화의 핵심 신호로 속도, 방산 생태계, 그리고 주권을 꼽으며, '외국 솔루션 업체가 킬 스위치를 쥐고 있을 경우 전장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민감한 군사 작전에서 외부의 개입이나 시스템 중단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궁극적으로 최종 결심과 책임은 인간에게 있음을 명확히 하면서도, AI가 의사결정 주기를 단축하고 전력화 과정을 효율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하는 '결집·전개·실측·진화' 전략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 전환의 장애물로 지목되는 이종 데이터 포맷, 조각난 사업 구조, 비효율적인 획득 체계, 그리고 보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4단계 해법으로 '결집·전개·실측·진화'를 제시했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부터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클라우드 기술까지 보유한 국가라는 강점을 활용하자는 전략이다. 특히 '뭉쳐야 해결된다'는 기치 아래 빅테크와 스타트업, 체계 기업이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군과 함께 AI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술을 일회성으로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방 배치 엔지니어를 통해 현장의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성능을 지속해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도 포함된다. 이를 통해 군이 데이터와 모델을 직접 통제하고 스스로 진화하는 전력 체계를 완성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 AI 시장, 네이버클라우드에게 유리한가?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방 AI 시장에서 몇 가지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째, 국내 유일하게 LLM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전 밸류체인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의존도를 최소화하고 진정한 '소버린 AI'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보안과 통제 측면에서 큰 강점이다. 둘째,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등 높은 보안 수준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국가 핵심 인프라 분야에서 AI 및 클라우드 구축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도 신뢰도를 높인다. 셋째,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을 상근 경영 고문으로 영입하는 등 국방 분야에 대한 이해와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는 복잡한 국방 사업 특성을 이해하고 사업 추진력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클라우드가 국방 AI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은 적지 않다. 첫째, 각 군의 데이터가 서로 다른 포맷으로 구축되어 있어 연결이 어렵고, 인프라, 모델, 애플리케이션 사업이 조각난 형태로 발주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통합된 플랫폼 구축을 위한 민관군 간의 긴밀한 조율이 필수적이다. 둘째, AI 모델 개선 주기가 수개월 단위로 짧아지는 것과 달리 현행 무기 체계 획득 구조는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유연하고 신속한 획득 및 계약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제도적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셋째, 실데이터 접근 제한으로 인한 외산 오픈소스 의존 개발 문제를 극복하고,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보안 시스템과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삼성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팔란티어와 같은 해외 전문 기업들도 국방 AI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국방 AI 주권' 확보가 갖는 의미와 전망
네이버클라우드의 '국방 AI 주권론'은 단순히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 안보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인 제언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AI가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기술 종속을 벗어나 독자적인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의 이러한 시도는 국내 빅테크 기업이 국방 분야의 핵심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국가 전체의 AI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한 '결집'의 철학을 바탕으로 민관군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복잡한 국방 AI 전환 과제들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해 나갈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이 '킬 스위치'를 스스로 쥐고 미래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진정한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