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최우수산', 3개월 만에 막 내리며 보여준 종편 예능의 명과 암
MBC 예능 프로그램 '최우수산'이 지난 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약 3개월 만에 종영했다. 유세윤, 장동민, 허경환, 붐, 양세형 등 익숙한 얼굴의 출연진들이 마니산을 찾아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며 시청률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종영은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지상파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침체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프로그램 기획 단계부터 방영, 그리고 조기 종영에 이르기까지 지상파 예능이 직면한 여러 과제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연예 오락 프로그램을 넘어, '최우수산'의 짧은 여정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경쟁력, 시청률 지상주의, 그리고 뉴미디어 시대의 시청자 니즈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우수산'은 어떻게 시작됐나?
'최우수산'은 대한민국 산 곳곳을 찾아다니며 '최고의 우수하고 신비로운 산'을 탐험한다는 콘셉트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기존 예능에서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던 유세윤, 장동민, 허경환, 붐, 양세형 등 다섯 명의 베테랑 예능인들이 뭉쳐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오랜 경력의 출연진들이 만들어낼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마니산 편에서는 출연진들이 과거 자신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캐릭터 의상을 입고 등장하며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이는 제작진이 출연진들의 강점과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 초기 시청자 유입을 꾀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시청률 1%대, 종영을 부른 결정적 요인은?
방송가에서는 시청률 1%대가 프로그램의 생존을 위협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최우수산'은 시청률 1%대에 머물며 결국 조기 종영을 피하지 못했다. 이는 시청률 부진이 비단 '최우수산'만의 문제가 아닌, 현재 지상파 예능 전반에 걸친 고질적인 현상임을 시사한다. 멤버들은 지난 9회 방송에서 시청률 부진에 대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를 출연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 방송에서도 연장을 기원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출연진들의 아쉬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상파 예능, 고착화된 포맷의 한계에 부딪히다
'최우수산'의 종영은 지상파 예능이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하고 기존 시청자들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지상파 예능은 특정 포맷에 안주하거나, 출연진의 조합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우수산' 역시 익숙한 얼굴들을 내세웠지만, '산을 탐험하고 그곳에서 미션을 수행하며 음식 등을 즐기는' 포맷이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신선하게 다가오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에서, 과거의 성공 방정식에만 의존해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OTT 플랫폼과의 경쟁, 지상파 예능의 딜레마
최근 예능 시장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OTT 예능은 과감한 소재와 파격적인 연출, 그리고 지상파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자유로운 표현으로 젊은 시청자층을 사로잡고 있다. 반면 지상파 예능은 공영성이라는 특성상 내용과 형식에 있어 제약이 많아 다양한 시도를 하기 어렵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최우수산'의 시청률 부진은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지상파 예능이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경고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우수산' 종영이 MBC에 남긴 과제는?
'최우수산'의 조기 종영은 MBC 예능국에 큰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MBC는 과거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을 보유한 채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눈에 띄는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최우수산'과 같이 기대작이었던 프로그램마저 실패하며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MBC는 단순히 시청률이 저조한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을 넘어, 전반적인 예능 기획 시스템과 제작 방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청자들의 변화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지상파 예능의 방향은?
'최우수산'의 사례는 지상파 예능이 현재 직면한 위기와 변화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지상파 예능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지 않고, ▲OTT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유통 채널 모색, ▲젊은 시청자층의 감각에 맞는 파격적인 기획과 연출 시도, ▲다양한 장르와 포맷을 아우르는 실험적인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단순히 '연예인이 나오는' 예능이 아닌,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예능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최우수산'의 종영이 지상파 예능이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