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실종자 수색, AI와 디지털 트윈으로 '골든타임' 확보한다
해양 사고는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하며, 실종자 발생 시 초기 수색의 정확성과 신속성은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드넓은 바다에서 실종자의 표류 경로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첨단 기술 없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원 속초시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해상 실종자 위치 예측 시스템 개발에 착수하여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의 육상 중심 디지털 트윈 기술을 해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양 사고 대응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안전 선도모델 개발 과제' 공모에 선정되어 정부 출연금 5억 8천만원을 확보함으로써, 속초시는 연안 및 해양 사고 실종자 수색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반을 마련했다.
첨단 기술, 해상 수색의 새 지평을 열다
이번 속초시의 프로젝트는 '연안 및 해양 사고 실종자 신속 수색을 위한 위치추적 및 표류 예측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핵심은 해상 실종자의 이동 경로를 AI로 예측하고, 이를 속초시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총사업비 7억 7천여만 원이 투입되며, 올포랜드 DX 사업본부가 연말까지 연구를 수행한다.
구체적인 실증 실험은 속초 해수욕장 일원 1㎢ 해역에서 진행된다. 연구진은 표류용 및 침강용 인체 모형과 표류 부이 3종을 해상에 투하하여 해류에 따른 이동 경로와 시간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는 국립해양조사원의 해양 예측 시스템 자료와 비교·분석 과정을 거쳐 실제 해양 환경에 최적화된 표류 경로 예측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 육상 넘어 해상으로 확장
속초시가 주목하는 또 다른 측면은 기존 육상 중심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해상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물리적 객체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구현하고 시뮬레이션하여 다양한 상황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기술이다. 육상과 해양의 공간정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리함으로써 해양 사고 예방, 초기 대응, 그리고 현장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확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사고 발생 시 관계기관은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 표시된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수색 범위와 대응 방향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골든타임' 확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재난 안전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정확도와 현장 적용성 확보가 관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기술의 정확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양한 해양 환경 변수(조류, 바람, 수온, 파고 등)와 인체 모형의 특성(부력, 침강 속도 등)을 정밀하게 반영하여 실제 상황과 오차를 최소화해야 한다.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학습하고 패턴을 도출하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다.
또한, 개발된 기술이 실제 해양 사고 현장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직관성, 시스템의 안정성, 그리고 관계기관 간의 원활한 정보 공유 및 협업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실증 실험 과정에서 얻는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이 이루어져야 현장 적용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맞춤형 해양 안전 모델 구축의 의미
속초시 이병선 시장은 '해양 사고는 사고 직후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색 범위를 설정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속초의 해양 환경에 맞는 디지털 안전 기술 개발을 통해 실제 활용 가능한 해양 사고 대응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단발성 기술 개발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안전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해수욕장 이용객에게 실증 실험 일정을 사전에 안내하고, 관련 부서와 합동으로 현장을 점검하는 등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기술 개발의 신뢰도를 높이고, 최종적으로는 속초를 찾는 관광객과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디지털 안전 기술이 제시하는 미래
속초시의 해상 실종자 위치 예측 기술 개발은 단순히 하나의 지방자치단체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이는 AI와 디지털 트윈 기술이 재난 안전 분야에서 얼마나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해양 사고는 물론, 산불, 홍수 등 다양한 재난 상황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측 및 대응 시스템이 확산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궁극적으로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산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하는 '디지털 안전 사회' 구축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속초시의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국내 다른 연안 지역에도 유사한 시스템이 도입되어 국가 전체의 재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