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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30

국방부,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 추진…비확산 원칙과 전략적 필요성 사이 균형점은?

국방부,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 추진…비확산 원칙과 전략적 필요성 사이 균형점은?

대한민국 국방부가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는 핵추진잠수함(핵잠) 도입을 위한 '핵추진잠수함의 획득·운영 및 안전관리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최근 입법 예고하면서, 관련 논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무기체계와 원자력이 결합한 국내 최초 사례로서, 기존 법령 체계로는 사업 전반을 체계적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선도함 진수와 후반 전력화를 목표로 '장보고 N사업'을 통해 8천 톤급 핵잠 3척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에 필요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번 특별법 제정안은 핵잠 도입의 필요성과 함께 핵 비확산 원칙 준수를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특수성을 고려한 특례 조항들도 포함되어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논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주변국들의 해군력 증강이 가속화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 및 잠수함 전력 강화는 한국 해군이 비대칭 전력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반 디젤 잠수함에 비해 핵추진잠수함은 월등히 긴 잠항 시간과 항속거리를 자랑하며, 이는 은밀하고 지속적인 대잠 작전 및 수중 감시 활동에 결정적인 이점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 한국형 핵잠 도입은 핵 비확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필수적인 전략 자산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특별법 제정, '비핵화 원칙'을 법제화하다

이번 특별법 제정안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는 '비핵화 원칙'을 명시적으로 법률에 포함했다는 점이다. 제정안은 '핵무기의 개발·제조·보유 또는 사용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핵물질 전용 또는 비확산 체계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기본 원칙으로 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핵잠 기본계획 발표 당시 정부가 밝힌 비핵화 의지를 선언적 차원을 넘어 법률적 구속력을 부여함으로써, 핵확산금지조약(NPT) 준수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와의 협력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법제화는 핵잠 도입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잠재적 우려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략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한 '특례 조항'의 의미

특별법 제정안에는 핵잠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특례 조항들도 포함되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구체적으로 핵잠 사업의 경우 대형 무기체계 획득사업 착수 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업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고, 연구개발·시험평가 기간을 단축하거나 방위사업계약에서 원가 산정 규정을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는 핵잠이 무기체계와 원자력이 결합된 '최초 사례'이며, 여러 법률에 걸친 사항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만큼 기존 법령으로는 사업 전반을 체계적으로 규율하기 어렵다는 점을 특례 조항의 근거로 제시한다. 이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저농축우라늄' 사용, 국제사회 우려 불식 가능할까?

한국형 핵잠은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을 원료로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있는 고농축우라늄(농축도 90% 이상)과 달리, 민수용 원자력 발전소 연료와 유사한 수준이어서 핵 비확산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이나 영국의 핵잠수함은 고농축우라늄을 사용하지만, 프랑스 등 일부 국가의 핵잠은 저농축우라늄을 사용한다. 저농축우라늄 사용 계획은 핵 비확산 원칙 준수를 강조하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며, 국제사회의 우려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잠 도입 자체에 대한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의 경계는 여전히 남아있어 지속적인 외교적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향후 국회 논의와 과제: 투명성과 합리적 통제

국방부는 오는 9월 7일까지 법안 관련 의견을 수렴한 뒤 국회에 특별법 제정안을 제출하고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핵추진잠수함 사업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국가적 사업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투명성과 합리적 통제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 타당성 조사 면제 등 특례 조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핵물질의 안전관리 및 환경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중요 쟁점이 될 것이다. 또한,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핵추진잠수함전략위원회'의 역할과 국방부 장관의 10년 주기 기본계획 수립·시행이 실질적으로 사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이 갖는 의미

이번 핵추진잠수함 특별법 제정 추진은 한국의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이자, 미래 국방 전략의 한 축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핵잠 도입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한국은 해양 안보 역량을 강화하고 잠재적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하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동시에 비핵화 원칙을 법률에 명시하여 국제사회의 신뢰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전략적 모호성'을 넘어 한국이 추구하는 안보 정책의 지향점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합리적인 통제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핵추진잠수함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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